좋든 싫든 IT 조직 구조에는 ‘수명’이 있다. 끝은 종종 예고 없이 찾아온다. 한때는 훌륭하게 돌아가던 구조가 갑자기 붕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다. 일정 지연, 내부 갈등, 결과물의 품질 저하나 납기 미준수는 조직 재편이 필요하다는 대표적인 신호다. 조직 재편을 고려해야 할 시점임을 알려주는 7가지 징후를 정리했다.
1. 팀의 결과물이 꾸준히 줄어든다
지속적으로 일정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무너지고, 팀원이 고객 만족의 최소 기준을 맞추기 위해 ‘임시방편’에 의존하기 시작한다면 조직 재편을 검토할 시점이다. 교육 서비스 기업 유나이티드 메디컬 에듀케이션(United Medical Education)의 CEO 브라이언 클라크는 “CIO가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망가진 프로세스를 고치지 않은 채 보고 체계만 구조적으로 재배치하는 것”이라며, “겉모습만 바꾸는 재편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같은 병목을 그대로 남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조직 재편이 효과를 내려면 팀이 중요한 마감 시한은 아직 맞출 수 있을 때 진행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클라크는 “수요가 커지면서 팀이 핵심 마감을 놓치기 시작한다면, 즉시 재편에 들어가 연속성을 지키고 ‘사후 대응식’ 재조직을 막아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2. 늘 바쁜데, 꾸준히 비생산적이다
팀이 늘 바쁘게 돌아가는데도 실질적인 성과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면, ‘조치가 필요하다’는 신호다. 파이썬 개발사 파이네스트(Pynest)의 CTO 로만 릴코는 “구조가 구식이어서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릴코는 재편을 시작할 때 먼저 제품과 핵심 프로세스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어디에서 문제가 터지는지부터 짚으라고 권했다. 이어 “그 다음에 책임 영역을 설정하고, 그 다음에야 팀과 역할을 구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성공적인 재편을 위해서는 CEO의 전폭적인 지원, 강력한 HR 파트너, 그리고 무엇보다 시간이 필요하다”라며, “현실적으로 전환에 2~3개월은 걸리고, 교육과 목표형 인력 교체를 위한 전용 예산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3. 프로젝트가 초반엔 잘 가다가,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된다
프로젝트에 대한 열의가 지속되지 않는 현상은 팀 구조에 문제가 생겼다는 확실한 신호다. 프로젝트 관리 교육기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트레이닝 인스티튜트(Project Management Training Institute)의 CEO 야드 세나파티는 먼저 ‘열의가 왜 꺼졌는지’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봤다. 운영 문제인지, 조직 문제인지, 전략 문제인지 구분하라는 의미다.
세나파티는 “무엇이 망가졌는지 확인하는 즉시, 가장 기회가 큰 영역에 집중하라”라며 “범위에 압도되지 않도록 단계적 계획을 세우고, 재편 과정에서 방향을 조정할 여지를 남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재편 과정 내내 기업의 장기 비즈니스 전략을 함께 보며, 조직이 회사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위치를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직 재편이 구조 변경뿐 아니라 잠재된 문제를 정리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만 흔한 실수는 ‘왜 재편이 필요한지’를 팀 리더와 구성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것이다. 세나파티는 “직원들이 왜 재편이 필요한지,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모르면 불확실성과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재편 과정에서 혼란과 저항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이어 “조직 재편의 목적과, 그것이 조직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까지 직원들에게 설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4. 팀이 AI 이니셔티브를 피한다
AI는 이제 필수 기술이다. AI를 외면하거나 우선순위를 뒤로 미루는 것은 조직의 구조적 결함이 심각하다는 방증일 수 있다. AI 시스템 개발사 SPR의 CTO 매튜 미드는 “최소한 아이디어를 시험해보고 있어야 한다. 이상적으로는 비즈니스에 도움이 되는 솔루션을 이미 배포하고 있어야 한다”라며, “그 어떤 것도 일어나지 않는다면, 조직 구조가 속도를 늦추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AI는 팀의 성공에 필요한 조건 자체를 바꾸고 있다. 미드는 “호기심과 학습을 중시하는 문화를 만들고, 성장을 거부하는 사람과는 결별할 각오도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5. 속도와 품질이 계속 떨어진다
비즈니스 핵심 기술 배포의 속도와 품질이 구체적인 기록으로 증명할 만큼 둔화되고, 기술 부채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면 조직 재편을 고려해야 한다. 디지털 인텔리전스 기업 패셔네이트 에이전시(Passionate Agency)의 CEO 고르 가스파리안은 “신규 디지털 이니셔티브의 출시까지 걸리는 시간이 업계 표준보다 25% 이상 길어지거나, 대형 프로젝트의 프로덕션 결함률이 5%를 넘는다면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라며, “기존 조직 역할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더 이상 목적에 맞지 않다는 의미”라고 경고했다.
6. 상상력과 창의성이 부족하다
팀이 새로운 해법을 꾸준히 제안하지 못하고 ‘상상력’이 말라 있다면, 변화가 필요하다. 필수 서비스 선택을 돕는 엑스퍼트슈어(ExpertSure)의 리서치·인사이트 총괄 올리비아 그랜트는 재편을 계획할 때 먼저 현재 팀 구조를 점검해 공백, 중복, 또는 비즈니스 요구와 맞지 않는 영역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랜트는 “팀원 피드백과 성과 데이터가 무엇이 작동하지 않는지 알려줄 것이다. 새 구조가 자리 잡은 뒤에는, 사전에 정한 ‘성공 기준’에 따라 성과를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새 구조를 구현하려면 성과를 측정할 데이터 도구, 신규 채용 또는 기존 인력 교육을 위한 예산, 그리고 충분한 커뮤니케이션 시간이 필요하다. 그랜트는 “무엇보다 초반부터 리더십의 지지가 있어야 구성원 모두가 왜 재편이 일어나는지 이해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조직 재편과 관련해 CIO가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변화를 제대로 소통하지 않는 것’이다. 그랜트는 “사람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이해하지 못하거나, 과정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느끼면 변화를 거부한다. 적절한 사람들을 참여시키고, 진행 상황을 명확히 공유하면 새 구조에 대한 공감대가 커지고 혼란도 줄어든다”라고 말했다.
7. 전략적 변화에 대한 저항이 반복된다
클라우드, AI, 현대화 등의 전략적 이니셔티브에서 변화에 대한 저항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조직 재편이 필요할 수 있다. 스트라투스10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Stratus10 Cloud Computing Services)의 CEO 오스카 몬카다는 “주저함이 기술적 우려가 아니라 역할의 유효성에 대한 불안, 새로운 운영 모델이 주는 충격에서 비롯된다면 기존 구조가 더 이상 조직의 방향을 지지하지 못한다는 신호”라고 진단했다.
효과적인 재편은 현대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미래 운영 모델’을 정의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몬카다는 “현재 역할과 역량을 목표 상태와 비교해 매핑하면, 어떤 조정이 필요한지 객관적 근거가 생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조직도를 새로 그리는 수준을 넘어, 교육·커뮤니케이션·역량 강화를 통해 팀이 역할 변화와 전사 변혁 속 자신의 위치를 이해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 변화가 선택이 아니라 전략이라는 점을 강화하기 위한 경영진의 후원도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몬카다는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 현대화 프로그램, 자동화, AI 도입 같은 대형 아키텍처 이니셔티브에 들어가기 전에 조직 구조를 재편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직 정렬이 기술 실행보다 먼저 와야 한다”라고 경고하며, “고용 안정 메시지가 명확해도, 새로운 기대치나 낯선 도구 때문에 구성원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체계적 지원이 없으면 불확실성이 진척 속도를 늦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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