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한국 공략 본격화 “AI 안전성과 비용 효율 모두 잡겠다”

크리스 차우리(Chris Ciuri) 앤트로픽 인터내셔널 총괄은 17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앤트로픽의 한국 사업 공식 출범을 발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한국은 AI 혁신과 안전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국가로, 앤트로픽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와 방향성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앤트로픽은 AI 안전성과 연구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고 있다. 차우리 총괄은 “앤트로픽은 인류가 AI 전환기를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사명으로 설립된 연구 기업”이라며 “한국의 AI 기본법 역시 혁신을 촉진하면서도 위험을 관리하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어 공통된 철학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앤트로픽은 서울 사무소 개소와 함께 한국 조직 확대 계획도 공개했다. 영업과 기술 지원, 정책, 운영 인력을 포함한 전담 조직을 구축해 한국 기업과 연구기관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서울 사무소의 구체적인 인력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은 인도, 일본에 이어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에서 세 번째로 설립된 앤트로픽의 주요 거점이다.

앤트로픽 한국 총괄은 스노우플레이크 코리아 대표 출신인 최기영 대표가 맡았다. 앤트로픽에 합류한 지 2주가량 된 최 대표는 한국에서의 핵심 과제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는 기술 엔지니어부터 운영·정책을 아우르는 전담 조직 구성이다. 둘째는 클로드 엔터프라이즈의 한국어 성능 개선으로, 이미 우수한 한국어 성능을 보이고 있는 클로드를 엔지니어링·리서치팀과 협력해 지속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셋째는 데이터 주권과 컴플라이언스 대응으로, 한국 인프라와 데이터 레지던시 옵션을 검토·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최기영 한국 대표는 “한국은 이미 AI에 대한 포괄적인 법안을 마련했고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뛰어난 개발자 생태계,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인프라 경쟁력을 갖춘 국가”라며 “오히려 한국이 앤트로픽보다 먼저 준비돼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 내 클로드 활용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대표에 따르면 한국은 앤트로픽이 공개한 ‘경제지수(Economic Index)’ 보고서 기준으로 인구 대비 클로드 사용량이 글로벌 평균보다 3.5배 이상 높으며, 116개국 중 12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도입 사례도 소개됐다. 네이버와 넥슨, LG CNS, 한화솔루션 등이 클로드를 활용해 개발 생산성을 높이고 있으며, 굿네이버스는 행정 업무 효율화를 위해 클로드를 활용하고 있다. 또한 국가 AI 연구거점 사업에 참여하는 카이스트·고려대·연세대·포스텍 연구진에게는 클로드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

‘토큰 맥싱’에 대한 앤트로픽의 해법은

최근 생성형 AI를 업무에 깊숙이 활용하면서 토큰 사용량이 급증하는 이른바 ‘토큰 맥싱(Token Maxing)’ 현상이 업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CIO코리아가 기업들의 AI 비용 관리 방안에 대한 앤트로픽의 입장을 묻자, 크리스 차우리 총괄은 “사용자들이 클로드를 통해 획기적인 생산성 향상과 성과를 얻으면서도 비용이 통제 불가능한 수준으로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이를 위해 기업 고객이 조직 내 클로드 사용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관리 도구를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사용량 제한(rate limit)을 설정하거나, 구성원별로 어떤 버전의 모델을 사용할 수 있는지 제어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에는 업무 특성에 따라 최적의 모델을 자동으로 선택하는 기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차우리 총괄은 “앞으로는 작업(Task)에 따라 가장 적합한 모델을 자동으로 선택·최적화하는 방식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기업들과 협력해 각 업무의 투자수익률(ROI)을 분석하고, 해당 업무에 필요한 사용량과 비용이 ROI에 부합하는 수준이 되도록 최적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고객이 불필요한 비용 증가 없이도 클로드를 통해 최대의 생산성과 비즈니스 가치를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로 인한 페이블(Fable) 5 모델 중단과 글래스윙 프로젝트에 대한 질문이 수차례 이어졌지만, 앤트로픽은 이번 간담회에서 공개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했다.

앞서 앤트로픽은 미국 정부가 페이블 5의 안전장치를 우회하는 이른바 ‘탈옥(Jailbreaking)’ 가능성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고 있으며, 자체 검토 결과 해당 문제는 이미 알려진 경미한 취약점 수준에 불과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차우리 총괄은 “가장 정확한 내용은 공식 블로그를 참고해 달라”며 “문제가 제기된 탈옥 사례는 최근 6개월간 출시된 대부분의 AI 모델에서도 발견된 제한적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모델은 조만간 다시 제공될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jihyun.lee@foundryc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