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대역폭이 중요한 이유

기업이 네트워킹과 관련해 가장 간절히 바라는 것이 무엇일까? “공짜였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면 맞는 말이지만, 기업도 그 바람이 현실적이지 않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현실적으로 가장 바라는 것은 더 큰 용량이다. 네트워크는 비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2026년 희망 사항을 밝힌 372곳의 기업 가운데 328곳이 더 큰 용량을 최우선으로 꼽았다. AI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 기업은 네트워크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는 만능 처방은 없지만, 더 큰 용량이 그에 가장 가까운 해법이라고 보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기업에는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WAN 또는 VPN, 그리고 내부 직원을 연결하는 LAN이라는 세 가지 네트워크가 있다. 대부분 기업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가장 중요한 대상으로 본다. 자본지출의 대부분이 데이터센터에 집중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기업의 2/3는 전체 네트워킹 전략이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수립된다고 답했고,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는 다시 호스팅 플랫폼과 애플리케이션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의견을 낸 모든 기업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답했다. 데이터센터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 네트워크 계획 자체가 흔들리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용량 확대가 중요하다고 답한 328개 기업 가운데 거의 절반이 지난 2년 동안 이미 용량을 늘렸다고 밝혔고, 30%는 2026년에 추가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AI가 가장 큰 동인일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지만, AI를 최우선 이유로 꼽은 기업은 11%에 그쳤다. 네트워크 용량을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일까? 체감 품질(Quality of Experience, QoE)에 대한 불만을 없애기 위해서다.

전체 기업의 거의 80%는 체감 품질에 대한 불만에 대응하는 일이 네트워크 운영에서 가장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드는 과제라고 말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놀라운 일도 아니다. 실제 네트워크 장애와 달리 체감 품질 불만은 담당 인력이 곧바로 문제 지점을 특정할 수 있는 즉각적인 기술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원인을 파고들어야 하고, 문제가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즉시 신고되는 일도 드물어 진단이 어렵거나 아예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기업은 네트워크 용량과 더 깊은 연관성이 있다고 말한다.

보고된 체감 품질 문제의 절반 이상에서 혼잡과 지연 시간이 핵심 원인으로 작용했고, 네트워크 용량이 더 컸다면 이런 문제를 상당수 막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애플리케이션 성능이나 가용성 불만으로 이어지는 네트워크 장애조차도 더 강력한 대체 경로 선택지가 있었다면 해결됐을 수 있다고 본다. 대체 경로에 과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설계됐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사용자 LAN 연결과 VPN도 체감 품질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왜 데이터센터에 초점을 맞출까? 오늘날 네트워크에서는 LAN이나 VPN보다 데이터센터에 비용이 더 많이 투입되기 때문일까? 기업 답변은 그렇지 않다. 328개 기업 가운데 VPN이나 직원 LAN 성능에 문제가 있다고 답한 기업은 1/4에 그쳤다. 이런 문제가 있는 경우에도 대체로 소수 직원이나 사업장에 국한됐다. 반면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문제는 모든 사람에게, 모든 곳에 영향을 미친다.

VPN과 관련해 흥미로운 지점도 있다. 네트워크 용량 확대를 절실히 원하는 기업의 무려 1/3은 원격 사이트 용량을 늘리는 가장 저렴하고 쉬운 방법으로 SD-WAN을 꼽았다. 물론 이런 사이트에 제공되는 브로드밴드 인터넷 접속의 서비스 신뢰성은 편차가 크기 때문에, 기업은 대상 지역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기업용 브로드밴드 인터넷조차 충분히 안정적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조건만 맞으면 큰 용량을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AI 도입 여부와 관계없이 데이터센터 네트워킹이 기업 네트워크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AI가 영향을 미칠까? 기업은 자체 호스팅 AI가 실제로 더 많은 네트워크 대역폭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보고 있지만, 그 수요 역시 대부분 데이터센터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한다. 설명에 따르면, AI는 더 폭넓고 예측하기 어려운 데이터 수요를 보이며, 거버넌스 적용 대상 데이터나 이미 데이터센터에 호스팅된 데이터를 다루는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은 데이터 가까이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경향은 전통적인 소프트웨어에서도 마찬가지였고, AI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 시점에서는 실제로 AI 때문에 네트워크 용량이 필요하다고 보는 기업보다, 용량 확충의 명분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AI 수요를 활용하겠다고 답한 기업이 3배 더 많다. AI 열풍이 불었고, 아마도 전체 분위기를 장악하면서 자금이 투여되는 네트워크 프로젝트의 명분이 된 것이다.

이런 용량 확대 흐름은 기업에만 영향을 주지 않고 장비 시장 재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용량 확대와 데이터센터 구성 유연성 확보를 위해 화이트박스 장비에 투자했다고 답한 기업은 9%에 그쳤지만, 2026년에 화이트박스 장비를 평가하겠다고 답한 비율은 그 두 배에 달했다. 이런 흐름이 시스코가 새 G300 칩을 밀어붙이기로 한 배경일 수 있다. AI가 프로젝트 명분 만들기에서 맡는 역할은 시스코가 G300을 AI 촉진 수단으로 내세우는 이유일 수도 있다. 하지만 착각해서는 안 된다. AI를 포함해 이 모든 논의의 본질은 결국 용량과 체감 품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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